양육비 미지급 여전… 정부, ‘양육비 선지급제’ 도입 예정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는 부모에 대한 제재가 강화됐지만, 절반 이상이 여전히 지급 의무를 외면하고 있는 실정이다.

15일 여성가족부는 윤석열 대통령의 임기 반환점을 맞아 ‘여성·가족·청소년 분야 성과 및 향후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여가부는 한부모 가정을 지원한 점을 주요 성과로 꼽으며, 양육비 이행률이 정부 출범 전인 2021년 38.3%에서 올해 9월 기준 44.7%로 6.4%포인트 상승했다고 밝혔다.

양육비 이행률은 양육비를 받지 못한 한부모가 양육비이행관리원에 도움을 요청해 합의나 법원 판결로 지급 의무가 확정된 사례 중 실제 지급이 이뤄진 비율을 말한다. 하지만 이는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는 부모가 여전히 50% 이상이라는 것을 의미하며, 양육비이행관리원에 도움을 요청하지 않은 사례까지 고려하면 실질적인 미지급 사례는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내년 7월부터 ‘양육비 선지급제’를 도입할 계획이다. 이 제도는 국가가 우선 자녀 양육비를 지급한 뒤, 이를 채무자에게 사후 환수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선지급 대상은 기준중위소득 150% 이하 가구로 제한되며, 지급 금액도 미성년 자녀 1명당 월 20만 원으로 책정돼 있어 현실적인 양육비 필요에 비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민서 양육비해결모임 대표는 “법원의 양육비 산정 기준표에 따르면 부모가 소득이 없더라도 최소 30만 원 이상을 지급해야 하는데, 국가가 선지급액을 20만 원으로 책정하면 채무 불이행자들이 이를 최소 기준으로 오인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를 표했다.

2021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자녀 1명을 키우는 데 필요한 월평균 비용은 약 71만 원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선지급액을 현실적인 수준으로 상향하고,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추가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출처 : https://www.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