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공단, 동성 배우자도 피부양자 등록 허용…“차별의 장벽 허물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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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KWWF 댓글 0건 조회 39회 작성일24-10-05 10:49본문
국민건강보험공단(건보공단)이 10월 4일부터 동성 배우자도 건강보험 피부양자로 등록할 수 있는 절차를 공식적으로 시작했다. 이는 대법원이 동성 부부의 건강보험 피부양자 등록을 허용한 판결을 내린 지 70여일 만에 이루어진 조치다.
건보공단 관계자는 “사실혼 관계에 있는 동성 부부가 관련 요건을 갖춘 경우, 이성 부부와 동일한 기준을 적용해 피부양자 자격을 인정하기로 했다”며, 이미 신청한 동성 부부들에게 등록이 완료되었음을 통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지난 7월, 김용민-소성욱 부부가 동성 배우자를 건강보험 피부양자로 인정해달라며 건보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대법원이 동성 부부의 권리를 인정하면서 이루어졌다. 당시 대법원은 “동성 배우자를 이성 부부와 달리 취급해 피부양자로 인정하지 않는 것은 사실혼 관계에 있는 이들을 차별하는 것”이라며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이 판결 이후 건보공단은 즉각 김용민 씨의 배우자인 소성욱 씨를 피부양자로 인정했으나, 다른 동성 부부에 대한 적용은 검토 중이었다. 그러나 내부 논의를 거친 끝에 동성 부부에게도 이성 부부와 동일한 자격을 부여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현재까지 한국에서 건강보험 피부양자로 등록된 동성 부부는 최소 3쌍에 달한다. 등록을 완료한 부부들은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울산에 거주하는 오승재 씨는 “국가가 우리의 관계를 공식적으로 인정한 것에 큰 감동을 받았다”며, “성소수자들 앞에 놓였던 큰 장벽이 사라진 느낌”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또한, 국외에서 동성 배우자와 혼인신고를 마친 윤아무개 씨도 건보공단으로부터 배우자가 자신의 피부양자로 등록되었다는 통보를 받았다. 윤 씨는 “배우자가 나의 ‘처’로 기록된 것을 확인하고 나니, 병원에서 법적 보호자로서 당당히 나설 수 있다는 생각에 안전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번 조치는 동성 부부들에게 있어 중요한 진전으로, 한국에서 성소수자의 권리 인정과 관련한 큰 걸음을 내디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인선 기자 r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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