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9월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딥페이크 성범죄를 막고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한 '딥페이크 성범죄 방지법'이 통과되었다. 이번 법 개정은 딥페이크를 이용한 성착취 범죄가 급증하는 가운데, 그 심각성을 인식한 결과이다. 개정안은 성폭력처벌법, 아동·청소년보호법, 성폭력방지법 등 세 가지 법률을 포함하며, 딥페이크 범죄의 예방과 처벌 강화를 핵심으로 하고 있다.

딥페이크 범죄 처벌 강화 및 피해자 보호

이번에 통과된 법률은 딥페이크 성착취물의 시청 행위도 처벌 대상에 포함시켰다. 개정된 성폭력처벌법에 따르면, 불법 합성된 성범죄물을 소지, 구입, 저장, 시청하는 행위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또한, 딥페이크 합성물을 제작할 때 '반포할 목적'이라는 조건을 입증하지 않아도 처벌할 수 있도록 법이 변경되었다. 이는 딥페이크를 이용한 범죄의 처벌을 더욱 엄격하게 함으로써 예방 효과를 기대하게 한다.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을 이용한 범죄에 대한 처벌도 강화되었다. 기존 협박 범죄는 1년 이하, 강요는 3년 이하의 징역이었으나, 이번 개정으로 각각 3년 이하, 5년 이하로 상향되었다. 또한 긴급 상황에서는 경찰이 상급 기관의 승인 없이도 비공개 수사를 진행할 수 있는 권한이 부여되었다.

국가의 책임 강화 및 피해자 지원

성폭력방지법 개정을 통해 국가의 책임도 더욱 명확해졌다. 불법 촬영물의 삭제와 피해자 일상 회복 지원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의무로 명시되었으며, 삭제 지원 대상에는 촬영물뿐만 아니라 피해자의 신상정보까지 포함될 수 있다. 또한, 가해자에 대한 구상권 행사에 필요한 개인정보 요청 권한도 관계 기관에 부여되었다.

현재 서울, 경기, 인천, 부산에만 운영되고 있는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가 전국적으로 확대될 수 있도록 법적 근거가 마련되었다.

아쉬운 부분과 남은 과제

이번 법 개정에 대해 많은 이들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지만, 일부 아쉬움도 남아 있다. 특히 경찰이 인터넷 서비스 제공자에게 직접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의 삭제를 요청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이 법사위를 통과하지 못한 점이 지적되었다. 신속한 대응을 위해 경찰이 직접 삭제와 차단을 요청할 수 있어야 한다는 요구는 계속되고 있다.

법사위에서 논란이 되었던 '알면서'라는 조항도 최종적으로 삭제되었다. 이 문구는 딥페이크 범죄물을 알지 못한 상태에서 시청하거나 저장하는 경우까지 처벌받을 수 있다는 우려로 인해 도입되었으나, 처벌의 회피를 용이하게 만들 수 있다는 지적에 따라 본회의 전 수정되었다.

딥페이크 성범죄 문제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성인 대상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비공개 수사와 경찰의 삭제 요청 권한 부여 등 추가적인 입법 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계속되고 있다.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의 이효린 사무국장은 딥페이크 범죄의 다양한 형태를 포괄하는 법제화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새로운 유형의 폭력에도 대응할 수 있는 포괄적 법률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법 개정은 딥페이크 성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처벌을 강화하는 중요한 첫걸음이지만, 피해자 보호와 범죄 예방을 위해 지속적인 입법 보완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