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성의전화는 2009년부터 해마다 ‘분노의 게이지’라는 이름으로, 언론에 보도된 ‘친밀한 관계의 남성에 의한 여성 살인(미수 포함)’ 건수를 취합해 분석 결과를 발표해 왔는데, 지난해 ‘일면식 없는 남성에 의한 여성 살인’ 건수를 처음으로 추가했다.

그 결과 지난해 여성 88명이 일면식 없는 남성에게 살해되거나 살해될 뻔한 것으로 집계(범행 저지하려다 피해를 입은 행인·경찰 등 4명 포함) 됐다. 연령별로는 20대 16명(27.5%), 10대 15명(25.86%)로 10~20대가 상대적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으나, 다른 연령대에서도 고루 피해 사례가 확인됐다. 송 대표는 “모니터링 결과 ‘일면식 없는’ 가해자에게 살해(미수 포함) 당한 피해자 다수는 여성으로, 젠더화된 피해 양상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최란 한국성폭력상담소 부소장은 “소주 네 병을 먹고 여성으로 식별되는 사람을 찾아 공격했다는 점에서 분명히 여성을 특정한 범죄”라고 지적했다. 이어 “여성혐오 범죄는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고 그 이유가 여성 때문이라는 증오심에 기인하며, 여성이라면 누구든 범죄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사회적 인식을 퍼뜨린다는 점에서 더욱 엄중하게 다뤄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윤아 기자 ah@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