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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인권 침해의 아픈 역사, '경기도여자기술학원' 철거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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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KWWF 댓글 0건 조회 30회 작성일24-12-30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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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여자기술학원, 철거 앞두고 피해자들의 상처는 여전히 치유되지 않아

경기도여자기술학원이 내년 하반기 철거될 예정이다. 과거 30여 년간 여성 인권 유린의 현장이었던 이 시설은 정부와 경기도의 공식적인 사과나 피해자 명예 회복 없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여성들의 강제 수용소, 경기도여자기술학원의 어두운 과거

경기도여자기술학원은 1962년부터 1995년까지 경기도가 운영한 시설로, 당시 정부가 매춘 여성들의 사회 복귀를 지원하겠다는 명목으로 설립되었다. 그러나 운영 과정에서 많은 여성들이 강제로 수용됐으며, 구타와 폭언 등 심각한 인권침해가 자행되었다.

특히 1995년, 수감 중이던 한 여성이 고통을 견디다 못해 방화를 저질렀고, 이로 인해 40명이 질식사하는 비극적인 참사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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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락녀,가출소녀,고아 등 불량해 보이는 여성들을 강제 수용했던 옛 용인 경기도여자기술학원


 

플랫폼시티 개발로 사라지는 역사

경기도와 용인시, 경기주택도시공사 등은 2018년부터 플랫폼시티 개발 사업을 추진해왔으며, 그 일환으로 경기도여자기술학원의 철거가 결정됐다. 용인시는 지난 24일 실시계획을 승인하며 철거를 위한 행정적 절차를 완료했다. 내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공사가 시작될 예정이다.

현재 학원 내에는 1995년 참사의 희생자 32명의 이름이 새겨진 위령비가 설치되어 있다. 경기도는 위령비를 다른 곳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유족들과 논의 중이다.

 

피해자들, 여전히 외면받는 현실

경기도여자기술학원에는 매년 약 200여 명의 여성이 수용되었으며, 수천 명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피해자들은 지금까지 국가나 경기도로부터 공식적인 사과는 물론, 명예 회복이나 보상을 위한 조치도 받지 못했다.

올해 초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는 여성 수용시설 전반에 대한 진실 규명을 통해 보건복지부와 해당 지자체들에게 피해자 사과 및 실질적 조치를 권고했다. 그러나 복지부는 이를 이행하지 않고 있으며, 경기도를 포함한 지자체들도 복지부의 지침을 이유로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역사를 기억하고, 책임을 묻다

경기도여자기술학원의 철거는 단순히 건축물을 허무는 것을 넘어, 한국 사회가 과거 여성 인권 침해의 역사를 어떻게 기억하고 치유할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피해자들이 더 이상 외면받지 않고 진정한 명예 회복과 치유를 받을 수 있도록, 정부와 지자체의 책임 있는 행동이 절실히 요구된다.

 


출처 : 인천일보(https://www.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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