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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생에도 우리 엄마 해줘"…무안공항에 번지는 끝없는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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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KWWF 댓글 0건 조회 23회 작성일25-01-03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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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참사 엿새째, 무안국제공항에 이어지는 애도와 통곡

"여보, 보고 싶어."

제주항공 참사 엿새째인 3일, 무안국제공항 합동분향소에서는 여전히 눈물과 통곡이 이어지고 있다. 남편의 영정을 보며 끝없이 흐느끼던 한 중년 여성은 "아무 죄도 없는 사람을 어떻게 보내냐"며 오열했고, 자식의 부축을 받으며 자리에서 떠날 때까지 "여보, 너무 보고 싶다"는 말을 반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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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무안국제공항 계단에 희생자를 애도하는 메시지가 가득하다.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내는 가족들의 비통함

이른 아침부터 합동분향소에는 고인의 얼굴을 마지막으로 보려는 가족들과 함께 애도에 동참하는 시민들이 발길을 이었다. 어린 희생자의 영정 앞에는 콜라와 감자칩 같은 간식이 놓였고, 자식을 잃은 한 어머니는 위패 앞에서 "엄마가 잘 챙겨주지 못해서 미안하다"며 자책했다. "우리 아기 보고 싶어서 어떡하냐"며 10여 분간 자리를 떠나지 못한 그녀는 눈물 속에 아쉬움을 남겼다.

아들과 며느리를 동시에 떠나보낸 한 노인은 나란히 놓인 두 사람의 영정 앞에서 몸을 가누지 못한 채 "이렇게 가면 어떡하냐"며 통곡했다.

 

추모의 손길과 마음들

분향소에는 피해자들을 애도하려는 시민들의 발걸음도 이어졌다. 한 50대 추모객은 "피해자 중 내 또래도, 자녀 또래도 있어 너무 안타까운 마음에 광주에서 왔다"며 고인들의 명복을 빌었다. 전국비구니회 전북지회 소속 비구니들도 분향소 앞에서 불경을 외우며 희생자들의 안식을 기원했다.

분향소 인근 계단 난간에는 고인들에게 보내는 편지들이 빼곡히 붙었다. 한 편지에는 "엄마, 거기서는 아프지 말고 행복하게 잘 지내. 많이 보고 싶고 사랑해. 다음 생에도 우리 엄마 해줘. 내가 진짜 잘할게"라는 애틋한 글이 적혀 있었다.

부모를 모두 잃은 딸이 남긴 글도 눈길을 끌었다. "엄마, 부디 거기서는 원하는 거 다 해! 내가 호강시켜준다고 했는데 엄마 고생만 시켜서 미안해. 사랑해." 시민들의 메모에는 "좋은 곳으로 가세요", "하늘에서는 고통 없이 편히 쉬세요" 같은 애도가 담겨 있었다.

 

슬픔 속에서 이어지는 유족들의 기다림

유족들은 시신과 유류품 인도를 기다리며 엿새째 무거운 밤을 보내고 있다. 대합실에 앉아 수습 당국의 브리핑을 기다리는 유족들의 얼굴은 수척해졌고, 먼 산을 바라보는 모습과 이따금 들려오는 곡소리가 공항을 뒤덮고 있다.

둘째 딸을 먼저 떠나보낸 김모(80)씨는 "집을 떠나 이곳에 있는 것쯤은 아무것도 아니다. 자식이 먼저 떠난 것에 비하면 말이다"라며 눈물을 삼켰다. 그는 "열심히 살아왔다고 자부했는데, 자식을 먼저 보내고 보니 내 잘못인 것 같아 부끄럽다"며 자책하기도 했다.

 

계속되는 추모의 발길

이날 오전 10시 기준, 무안공항 합동분향소를 다녀간 분향객은 약 1만1천여 명에 달했다. 행정안전부는 오는 4일까지 국가 애도 기간을 선포하며, 전국에 걸쳐 88곳의 합동분향소를 운영하고 있다.

이 참사가 남긴 깊은 슬픔과 상처 속에서도 다시는 이런 비극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들이 모여 애도가 이어지고 있다.

 

출처 : https://www.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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