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미의 재발견: 가슴 보형물 제거 트렌드와 그 배경” > 여성인권뉴스

32세의 우크라이나 블로거이자 영양사인 카테리나 크루프키나는 가슴 보형물 제거 사실을 소셜 미디어에 공유하며 예상치 못한 큰 반향을 일으켰다. 그녀의 인스타그램 영상은 750만 회 이상 조회되었고, 보형물 제거를 고민하는 여성들로부터 1,000건 이상의 메시지를 받았다.

카테리나는 BBC 뉴스 우크라이나에 “큰 가슴이 더 행복하거나 건강, 아름다움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다”고 밝혔다. 결정적 계기는 어린 딸이 “엄마처럼 큰 가슴을 갖고 싶다”고 말한 순간이었다. “내가 아이에게 잘못된 본보기를 보여주고 있다는 걸 느꼈다”고 그녀는 덧붙였다.

카테리나의 사례는 단발성이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 가슴 보형물 제거를 선택하는 여성이 늘고 있다. 국제 미용성형외과학회(ISAPS)에 따르면, 2019년 이후 보형물 제거 수술은 46.3% 증가한 반면, 가슴 확대 수술은 같은 기간 5.4% 증가에 그쳤고 2022~2023년에는 13% 감소했다.

의료 전문가들은 이 변화의 주요 원인으로 미적 트렌드의 변화를 꼽는다. 미국 성형외과학회(ASPS)의 크리스티 해밀턴 박사는 “2025년 여성들은 과거와 다른, 더 자연스러운 외모를 원한다”고 설명한다. 1990~2000년대에는 큰 보형물이 유행했지만, 이제는 사이즈를 줄이거나 보형물을 완전히 제거하고 리프팅, 지방이식 등으로 자연스러운 모양을 만드는 경우가 많아졌다.

브라질 성형외과의사회(SBCP) 회장 브루노 헤르켄호프 박사도 “현재 우리 병원에서는 확대보다 제거 수술이 더 많다”고 밝혔다. 그는 보형물 교체 수술의 부담, 부작용에 대한 인식 증가도 영향을 미친다고 본다. “보형물로 인한 자가면역 반응, 관절통, 탈모 등에 대한 정보가 퍼지면서 제거를 선택하는 이들이 늘었다”고 그는 말했다.

드물게 보형물 주변 캡슐에서 암이 발생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해밀턴 박사는 “극히 드문 경우지만 존재한다”며, 진단 시 캡슐 제거로 해결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카테리나 역시 이와 관련된 보형물을 사용했으나 암 진단은 없었지만, 이 사실이 그녀의 결심을 더 굳혔다고 밝혔다.

수술 기법의 변화도 영향을 미쳤다. 과거 근육 아래 삽입하던 방식은 움직임이 부자연스러웠지만, 최근에는 근육 앞쪽에 삽입해 자연스러운 결과를 얻는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자연미” 추구가 가슴에만 국한되지 않고 얼굴, 코, 전반적인 외모로 확산되고 있다고 본다.

과거 필러나 보톡스의 과도한 사용은 부자연스러운 외모를 낳아 시술 자체에 대한 반감을 키웠다. 헤르켄호프 박사는 “모두 비슷한 얼굴로 만드는 ‘조화’가 이제는 부정적으로 여겨진다”며, 자연스럽고 편안한 인상을 원하는 흐름이 강해졌다고 말했다. 해밀턴 박사도 “시술 경험이 없는 이들은 필러 자체를 거부하는 경향이 크다”고 덧붙였다.

카테리나는 이 변화의 상징적 인물로, 보형물 제거 후 입술 필러를 줄이고 보톡스도 중단했다. “여성들이 외모에 집착하지 않기를 바란다”는 그녀의 바람은 많은 이들에게 공감을 얻었다.

미용 업계도 이 흐름에 주목한다. 한 글로벌 미용업체 관계자는 “자연미 트렌드는 노력 없이 아름다워 보이는 데 초점을 맞춘다”고 밝혔다. 맥킨지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전 세계 미용 시장 매출은 4,460억 달러로 전년 대비 10% 성장했다. 자연스러운 룩을 위해 정제된 제품과 시술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의료 전문가들은 자연미 추구가 시술 기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한다. 해밀턴 박사는 “단순히 볼륨을 채우는 대신 얼굴 라인을 재구성하고 리프팅하는 데 집중한다”고 말했다. 2023년 전 세계 성형수술은 1,580만 건으로 5.5% 증가했으며, 비수술 시술도 2% 늘었다.

카테리나의 선택은 단순한 개인적 결정이 아니라, 자연스러움을 중시하는 새로운 미의 흐름을 보여준다.

출처 : https://www.bbc.com/